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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방법
    1. - 이승호, 임태혁 선수를 선택하여 신청은 단 한 번만 가능합니다.
    2. - 선수의 사진, 영상(링크), 사연 등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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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당첨자에게 사인지를 우편 발송하므로 주소는 정확히 입력해 주세요.
  • 당첨자 선정
    1. - 이승호, 임태혁 선수가 직접 게시글 확인 후 사인지 증정 팬을 선정합니다.
    2.    ※ 찐팬 각 1명에게는 친필 사인 샅바를 증정합니다. (수원시체육회 초대)
  • 일정안내
    1. - 이벤트 접수 : 2020.3.11(수) 10:00 ~ 13:00 (3시간)
    2. - 당첨자 선정 : 2020.3.12(목) ~ 3.19(목)
    3. - 사인지 배부 : 2020.3.20(금) 우편발송
[임태혁] 힘든 시기를 함께했던 나의 모델, 씨름 그리고 임태혁 선수에게.
No. 4776 작성자 : 박○진 작성일 : 20.03.11 조회수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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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경기도 내에 모 학교로 신규 발령을 받아 새로이 교직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박영진이라고 합니다. ㅎㅎ 흔치않은 20대 남팬이라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원래 씨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설과 추석만 되면 아버지가 리모컨을 가져가시고는 씨름대회를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거든요.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지만, 씨름의 도 모르는 아들에게 씨름은 그저 아버지가 리모컨을 점령하게 만드는 종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작년 여름 여자친구와 유튜브를 보다, 씨름이라는 종목을 다시 접했습니다. 같은 수험생이라는 입장에서, 지금까지도 변변찮은 데이트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우리는 유튜브 시청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습니다. 우연히 접한 씨름, 그리고 씨름의 희열이란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수험생활에 연애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저를 반하게 했던, 여자친구의 행복한 미소를 다시금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씨름이란 종목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브라운관이 없는 노량진이란 공간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보던 씨름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임태혁 선수를 처음 만났습니다. 프로게이머 임요환 선수와 무언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 그리고 압도적인 커리어. 선망의 대상이라면 이런 것일까요. 그러나 동시에 인간적인 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배만은 당하지 않겠다던 인터뷰, 그리고 최정만 선수에게 당한 나무심기.

 

처음에는 저런 압도적인 사람도 지는 때도 있구나. 언제나 방심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반면교사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그 때 임용 시험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수험생이었거든요. 임태혁 선수는 저에게 스스로 경각심을 세우는 감화의 대상이었습니다.

 

더불어 임태혁 선수의 씨름은 제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정만 선수에게 패배하고, 윤필재 선수에게 패배했지만, 그래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꽃가마를 차지했지요. 씨름 황제는 결국 태극장사에 올랐지요. 임용이라는 시험 앞에서 소위 단두대 매치를 하면서 참 힘들었습니다. 임용고시는 크게 1차 시험과 2차 시험으로 나눠집니다. 수 십대 1의 경쟁률인 1차 시험을 보고, 합격한 아주 일부의 사람만이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여기에서 합격한 사람만이 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1차 시험에서 2점이라는 점수 차이로 겨우 붙은 스스로에게 오는 2차 시험에 대한 압도적인 부담감, 그리고 정말 아쉬운 차이로 떨어진 여자친구, 거기에서 오는 왜 한 문제를 더 함께 하짐 못했을까하는 죄책감, 그리고 여자친구가 던지는 원망들, 하루 10시간 넘는 강행군 스터디로 인한 지침,, 그리고 먼 거리를 오가는데서 오는 피로감...

 

고통 속에 얼룩진 1~2월을 버티게 해준 것은 임태혁 그리고 그의 씨름이었습니다. 시험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여자친구와 함께 보던 씨름은 제게 두 줄기의 희망이었습니다. 첫 번째 줄기는, 임태혁이라는 사람의 씨름에서 보는 화려함. 그리고 능숙함. 인간다움에서 나 또한 지금 이 슬럼프를 이기고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패배는 있었지만, 끝내 임태혁은 성공해서 꽃가마에 올랐으니까요. 나 또한 학원에서 받는 피드백에서 지금 이렇게 매섭게 공격 받고, 부족한 실력을 보며, 자책을 했지만, 그래도 끝내 화려하게 비상하고 성공할 수 있으리라 다짐할 수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수업 시연에서, 그의 등샅바 밭다리와 같이 아름다운 수업을 해보리라 말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한가지에 매몰되지 말것. 들배지기, 그리고 되치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임태혁 선수를 보며,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를 생각할 것. 올해 임용에서는 난생 처음 동아시아사라는 과목이 2차시험에 출제되었지만, 하나에 매몰되지 않고 공부한 끝에 결국, 결과적으로 저는 다른 종목이지만, 씨름이란 종목에서 임태혁이라는 선수를 모델링한 끝에, 지금 여기에 합격증을 받고 학생들 앞에 서 있습니다. (아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아직은 서지 못하고 있지만요...ㅎㅎ) 그것도 2차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의 줄기는 여자친구를 한 번 더 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홀로 합격한데서 오는 죄책감, 그리고 나를 점점 멀리하려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내가 떨어졌더라면... 이라는 많은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했다면, 그리고 어떻게든 끝까지 함께 스터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 끝내 집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할 수 있었던 끈이 바로 씨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임태혁이라는 선수가 남긴 마지막 발걸음이 제겐 너무나 가슴 아픈 시간이었습니다. 임태혁과 씨름의 희열, 단 한 편도 빠짐없이 그 모든 순간을 여자친구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씨름의 희열 태극장사 결정전이 방영되는 그 주 처음으로 여자친구와 다른 공간에서 홀로 임태혁이 왕좌에 오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최종합격으로 인해 관계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느꼈던지 여자친구가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워크숍으로 인해 학교로 출근하는 첫 날, 설레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카톡으로 받은 이별선언에 세상이 무너져내렸습니다. 남들이 쳐다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펑펑 울었습니다. 함께 직관을 위해 창원으로 내려가고픈 생각에 몽글몽글 행복했던 상상은 떠내려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토요일, 홀로 보는 씨름의 희열에는 관객없이 텅 빈 경기장 속에서 진행된 씨름의 희열, 그리고 태극장사 임태혁이 장사에 오르는 모습을 홀로 눈물을 흘리며 방 침대 위에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자기가 너무 아프다고요. 홀로 챙겨주는 사람이 없더니 위염과 식도염으로 온 몸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렸습니다. 다시 연락을 시작하고 며칠 전 제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인스타그램에 공지가 하나 올라왔다고. 바로 여기 이 온라인사인회 소식이었습니다. 자기가 꼭 당첨되었으면 좋겠다며 말입니다. 그리고 현재입니다. 여자친구는 다시 연락이 끊어진 상태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하겠다는 여자친구가 올해는 그 누구보다 잘 되길 바라기에, 몇 번 더 연락을 주고받다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꼭꼭 누른 채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뭐 그렇게 대단한 연애를 하냐고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렇지만 지난 2019년의 제 삶을 돌아볼 때 제게 가장 큰 의미를 지녔던 사람입니다. 아니 제 삶에서 만난 여자분들 중 가장 의미있는 사람입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저는 여기서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상처도 많이 주고, 그리고 여자친구만 남겨두고 혼자 합격해서 교단에 오른 못난 남자친구이지만, 여자친구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대한민국의 흔한 콩깍지가 쓰인 남자친구입니다.

 

제게 슬럼프에서 합격의 길로 동기를 부여해줬던 임태혁 선수, 저는 임태혁 선수의 팬이지만, 저보다는 한명의 남자친구이자, 함께 수험생의 길을 걸었던 친구로서 동료 교사로서 여자친구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저도 제게 희망을 불러넣어준 임태혁 선수에게 사인을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만약 단 한 장을 받는다면, 저대신 사인지에 김예리라는 이름을 새겨주어 제 여자친구에게 힘을 불어넣어주세요. 남자친구라는 존재까지 지워가며, 새로 올 한해 노량진에서 다시 수험생활이라는 여정을 가려는 여자친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임태혁이라는 사람이 태극장사에 오르듯, 너 또한 긴긴 수험생활을 올해 끝내고, 올해 누구보다 좋은 점수로 합격하고 누구보다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주세요. 너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민속 리그가 언제쯤 다시금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 때까지 건강하시고 좋은 경기력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그리고 설과 추석마다 씨름을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 직관을 갈 때, 또 한 번 지금과 같은 예술 같은 경기 보여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사진은, 앙태혁(입을 앙 물으셔셔...ㅋㅋ)이랑, 결국 꽃가마에 오른 모습입니다 ㅎㅎ 그래도 결국 황소 트로피를 흔드는 저 모습이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 다른 사진을 구하는 것보다, 제가 태혁선수를 보았던 휴대폰 속 모습을 그대로 담는 것이 좋아서 이렇게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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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시 : 2020/03/11 12:42